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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남해 2박 3일 (2,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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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3-260405

[2일차 기록의밭, 아마도책방, 준조양조, 샘성, 독일마을, 갯내음, 은모래비치, 상주장커피, 앵강다숲, 진수산, 남쪽집, 소우주]

 

몽도에서의 조식. 담백하고 깔끔한 비건식으로 속이 편안하고 맛있다.
후식으로 커피와 포춘쿠키.
기록의 밭, 이슬아 작가의 팝업스토어를 한다고 해서 방문. 이슬아 작가에 대해서는 미디어와 지인을 통해 꽤 알고 있었지만 아직 책을 읽지 않아서..쿠키마다 소설과 캐릭터에 관한 내용들이 스토리텔링 되어 있었는데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로 그냥 맛있게 쿠키와 차를 먹은 사람됨.
맞은 편의 아마도 책방으로 넘어가 책방 안의 쪽방?에서 전시를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이 조용해지더니 칠판에 글쓰는 다각다각 소리와 셔터소리만 들렸다. 내다보니 이슬아 작가가 원고지 모양으로 그려진 칠판에 소설의 한 구절로 보이는 문구를 적고 있었음! 팟캐스트와 영상으로 꽤 접한터라 내적 친밀감은 있었지만 아직 작가의 소설을 한 권도 안 읽어봤다는 부끄러움에 팬이에요 한 마디 못해드리고 인사만 꾸벅하고 말았다.. 가녀장의 시대 꼭 읽어볼게효..아마도 책방의 한정판으로 한 권 구매함. 책방 사장님도 책을 쓰신 작가이신듯! 옛날에는 그저 시골 동네라고 생각했던 남해에도 젊은 예술인들이 많아져 신기하다.
준조양조, 탁주 한 병 구매
근처에 샘성이라는 빵집이 있어 들렀다. 오픈 전부터 줄 서있던데 어떤 빵이 시그니처였을까..빨미까레, 스콘, 뱅오쇼콜라를 구매했다. 빵순이 민이 말로는 맛은 있긴 함! 근데 서울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맛이긴 하다..근데 어쨌든 맛은 있다! 아마 남해에서는 이런 빵(크로와상, 스콘, 뱅오쇼콜라 등..)을 파는 곳이 유일하기 때문에 줄서서 먹는 것일까..? 지방 소도시 출신으로서 서울에서 유행하는 음식의 가게 하나 생기면 별 것 아닌데 줄서서 먹는 것..이해함..나라도 남해에 살면 빵먹으러 샘성을 찾을 것 같음
독일마을은 내가 어렸을 때는 없었다가, 어느 순간 생겨서 한동안 근처 도시 주민들이 관광하러 많이 방문했다. (2003년에 완공) 어렸을 때는 영어마을 비슷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와보니 역사가 있는 곳이었군..그때도 바다가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아름다운 곳이었잖아..! 사실 이번 여행 계획에 넣지 않았다가 독일 맥주와 소시지를 판다고 해서 그걸 사러 들렀는데..방문하기 너무 잘했다.
튀빙엔 이라는 수제소시지 가게. 풍경이 너무 좋다. 저녁에 먹을 맥주와 소시지를 포장했다. 차 안에서 하루종일 소시지 냄새가 진동했다.
점심 먹으러 갯내음 방문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은 모둠장 정식 한 상! 하나도 짜지 않아 밥 없이 장만 집어먹어도 될 정도. 전복, 피조개, 문어, 가리비, 멍게, 게장에 된장찌개가 나왔다. 음식이 짜지 않아도 밥은 고봉밥으로 주셔서 게장 간장을 비벼 싹싹 다 긁어먹었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게장정식으로만 먹어도 좋을 듯.
아늑하고 포근한 은모래비치. 바다가 산으로 둘러싸여 해변에 서 있으면 앞에서는 바다가, 뒤에서는 산이 안아주는 느낌이다.
상주장커피. 큰 주택을 개조했다. 외부 마당은 정겹고 아늑한데,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웅장하고 멋있게 리모델링 되어있다. 성수동 카페 감성이지만 남해에서는 성수동과 달리 주말에도 멋진 공간을 전세낸 듯 혼자 조용히 누릴 수 있다. 아메리카노에 오렌지 샷 넣은 걸 좋아하는데, 마침 유자리카노가 있어 주문했다. 엄마가 1년에 한 번씩은 유자청을 직접 만들어 크게 한 통 보내주시는데, 사실 유자청을 잘 먹지 않아 처치 곤란이었다. 앞으로 커피에 한 스푼씩 넣어 마셔야겠다.
앵강다숲
은모래비치에서 앵강다숲으로 가는 길은 절경이다. 카메라에 다 담지 못하는 멋진 드라이브 길! 지난 밤 비가 왔음에도 벚꽃이 아직 많이 붙어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사람이 너무 없어 비현실적이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나오는 정신건강 방에서 틀어줄 법한 영상 같달까.. 서울에서는 여의도나 양재 벚꽃길..(예쁘긴 한데 뭐..네..) 그런 곳에도 사람이 꽃보다 많은데..(지긋지긋)

 

진수산에 회포장 하러 가는 길! 강아지가 우리를 보고 있길래..눈 마주쳤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ㅋㅋㅋ너무 ㄱㅇㅇ....
둘째날 숙소 남쪽집! 신촌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했다. 알록달록 꽃산이 보이는 풍경이 탁 트여 너무 좋다. 날이 추워 테라스에 계속 앉아있진 못했지만 날씨 좋을때 앉아서 책 읽거나 술 한 잔 하기 좋을 것 같다..가을에는 단풍산이 되려나
해지기 전부터 음주 시작! 이것이 여행이지. 진수산에서 포장한 모둠회 소짜. 쫄깃 달달 맛있었다. 근래 먹은 회 중 최고!
무학에서 나온 청춘이라는 술이 있길래 사봤다. 소주맛을 잘 구별 못하여..내가 느끼기엔 그냥 소주맛. 독일마을에서 산 아잉거 브로바이스(Ayinger BRAUWEISSE). 아잉거는 1878년부터 양조된 역사 깊은 독일 맥주 브랜드라고 한다. 독일 마을에서 다들 아잉거 한 세트씩 사서 들고 가더라.. 그 중 브로바이스는 밀맥주로 무겁고 쌉싸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에일처럼 가볍고 산뜻해서 회랑 잘어울렸다.
튀빙엔에서 포장한 4가지 소시지 콤보. 독일의 전통소시지인 브랏부어스트 2종류와 초리조, 독일 전통 햄인 레베케제가 들어있다. 이번엔 슈무커 슈바츠비어(흑맥주)를 곁들였다. 독일 소시지에 독일 맥주 조합..무조건 맛있다.
20시에 웰컴 칵테일을 신청해놔서 한창 먹다가 1층 소우주라는 공간으로 내려갔다. 작은 바 공간이 있는 아지트에 초대된 느낌!
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칵테일을 주문했다. 둘다 시트러스 계열로 상큼하여 더운 여름에 잘 어울릴 듯하다.
숙소에 소우주 비긴즈 라는 사장님이 쓰신 책이 있어 나오기 전에 조금 읽어봤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남해에 내려와 바틀샵을 창업하셨는데, 지금은 바틀샵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남해에 오신지 7년이 되었다고 한다..나도 성격에 맞지 않는 공직에 있으며, 숙박업과 칵테일 바를 운영하는 꿈이 있었던지라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갔다.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을 먼저 걷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많은 영감과 동기부여를 준다. 인생의 방향을 잘 잡고 계속 흘러가다보면 어느 순간 뜻하지 않게 무언가를 이루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내가 고여있지 않고 그 방향을 향해서 계속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성취다. 간절하게 그것만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지만, 사실은 그것을 이룰 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조금씩 무언가 하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머릿속으로 구상만 하던 것들이 점점 윤곽을 갖추려 한다. 지금의 나는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하고 그것에 안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직은 내 인생의 준비단계다. 이제야 방향을 잡았는데, 윤곽을 그리고 구체화하는 것은 좀 더 지켜보자. 급하지 않게 천천히 꾸준히 하다보면 나의 (목표/꿈/이상/비전 등)이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남해에 와서 나의 미래에 대한 확신과 다짐을 하게 된다.
일단 한잔해
다음날 아침 조식. 속이 편한 든든한 아침식사. 이제 먼 길 떠나야지..
집에 가는 길도 꽃이 만-개 천-개 ^-^
말 그대로 꽃길이다. 앞으로의 나의 인생처럼 창창하다. 어떤 고난과 역경과 인간의 탈을 쓴 악귀들이 나를 괴롭힐지라도 맑고 건강한 정신으로 긍정하며 살자, 지금까지처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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